제8회 구리시청소년종합예술제 산문입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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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7월 2일 0시 0분 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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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구리시청소년종합예술제 산문입상작
산문 초등부 최우수
가족의 사랑으로 치료한 아토피
구리동인초등학교 5-10 신채영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4학년이었던 언니는 아토피가 너무 심해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였습니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에도 언니는 아토피와 싸우고 있었습니다. 땀이 줄줄 흐르는데도 햇빛을 받지 않기 위해 멋을 낼 수도 없는 평퍼짐한 하얀 긴팔을 입고 항상 선캡을 쓰고 다니는 언니를 보면 언제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더욱이 길을 가다가 사람들이 언니를 보고 “쟤 엄청 이상해, 매일 이상한 옷을 입고 다닌다.” 라고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에는 언니의 사정을 몰라주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야속했습니다.
언니는 그때 유기농 식품으로 아토피를 치료하는 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정강이를 찢어지고 진물이 줄줄 났지만 언니는 인내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생각하며 수건을 입에 물고 아픔을 참았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언니의 증상이 심해져 얼굴과 온몸에서 진물이 줄줄 흘러 매일 아침 침대시트는 진물에 눌린 피범벅과 하얀 각질로 언니의 얼굴만큼이나 엉망이 되어있고는 하였습니다.
언니는 언니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고 괴로워하고, 그를 본 가족들의 마음도 점점 타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언니가 아토피로 아파하고 있을 때 우리가족은 조금씩 변화되고 있었습니다. 사업일로 바쁘셔서 자주 새벽에 들어오시던 아빠도 빨리 돌아오셔서 바늘100개가 온몸을 쑤시는 고통을 같이 아파해 주시며 새벽4시까지 다리를 주물러 주셨습니다.
평소 언니와 자주 다투던 나도 그때만큼은 언니를 위해 양보하였습니다.
언제는 한번 언니 손들에 진물이 나온 것을 보고 “언니, 손등 좀 봐.” 라고 했더니 막 화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내가 언니를 보고 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평소 같으면 섭섭한 마음에 막 대들며 따졌겠지만 사과하고 돌아서서 나도 울고 말았습니다.
가장 괴로웠던 사람은 언니였겠지만 저 또한 괴로웠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의 시선 때문에 언니가 상처받을까봐 친구와 집에서 함께 놀지도 못하고 맛있는 음식도 언니가 먹고 싶어할까봐 먹지 못했습니다.
또 부모님의 관심도 모두 언니에게 쏠려 있어서 나에게는 신경 쓸 겨를도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제가 언니의 건강을 그토록 애타게 기다렸던 것일수도 있습니다.
제 동생은 비록 어렸지만 큰 힘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가족이 기독교인 탓에 영향을 받았던지 아직 말도 서툴렀던 동생은 매일같이 짧지만 간절하게 ‘언니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라며 기도를 했습니다.
가족의 사랑과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셨는지 다리를 절단해야 하지 않을까 할 정도로 까맣게 변해가던 다리에 새살이 차오르고 각질로 뒤범벅이던 얼굴이 뽀얗게 변하며 영원히 반팔을 입을 수 없을거리 생각했던 언니가 긴팔을 벗었을 때는 5학년 여름방학때였습니다.
그 때 우리가족은 희망이 현실로 변해 가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뻐 펑펑 울었습니다. 그 뒤로 언니는 한번의 재발을 극복하고 이제는 당당한 모습으로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언니의 아토피는 약품보다는 가족의 사랑과 인내로 치료된 것 같습니다.